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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세평>경술국치와 합일합방 (아침신문 : 2009.8.31)

유연신.최경순 2009. 10. 26. 09:34

<햇살 세평>경술국치와 합일합방
[0호] 2009년 08월 31일 (월) 07:36:54 최경순 광주지방보훈청 선양교육팀장 webmaster@i-morning.com
[아침신문]

우리는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있다 하면서도 가장 기초적인 용어의 사용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 아울러 ‘경술국치(庚戌國恥)’의 국치일(國恥日)이 몇 월 며칠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지난 8월 29일은 경술국치일이다.

일제의 폭압에 나라를 빼앗긴 날, 99년 전 이날, 국권은 외적의 손에 넘어갔다.

일본은 1875년 운요호사건을 빌미로 호시탐탐 조선을 노렸으며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 등을 자행하면서 마침내 1910년 8월 29일 을사오적(乙巳五賊)의 한 인물이었던 매국노 이완용과 당시 일제의 데라우치 통감 사이에 조인되어 발표된 치욕의 날이다.

순종은 일본에 모든 통치권을 넘기는 양국의 조칙을 내리면서 한일합방의 마침표를 찍었던 것이다.

여기서 경술국치와 한일합방 용어가 나오는데, ‘한일합방(韓日合邦)’이라는 명칭은 ‘합방’의 의미가 나라가 합쳐졌다는 일제의 입장에서 불리던 명칭이다.

이 역시 경술년(庚戌年)의 나라의 치욕이라는 ‘경술국치(庚戌國恥)’로 불려야 할 것이다.

1910년 8월 29일 경복궁에 일장기가 걸린 날부터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함성이 울려 퍼질 때까지 34년 11개월 10여일의 기간은 분명 반만년 유구한 우리의 역사를 단절시킨 씻을 수 없는 기간임은 분명하다.

일본에서는 1997년 도쿄대 교수였던 후지오카 노부카쓰 주도하에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결성되었으며, 이 단체에서는 ‘자학사관’에 입각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왜곡된 역사 교과서를 출판했다.

2001년에는 이 모임 주도하여 발행한 중학교 역사, 공민 교과서가 문부과학성의 검정에 합격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반발로 외교 문제까지 불러온 것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전쟁 찬양’, ‘국수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9년 최근까지도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일본의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한국 등 인접 국가를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역사 왜곡 교과서 채택이 잇따르고 있다.

정말 규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소학교 학생들의 교육용 한자의 수가 1945자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해 본다면 우리의 무의식의 소치는 부끄럽지 않을 수 없다.

과거는 돌아갈 수는 없어도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민족의 암울한 치욕의 시기, 반만년 역사를 단절시킨 수치의 역사. 그러한 치욕과 질곡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노력해야할 것이다.